실로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있겠다

3406 2020. 9. 10. 10:06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저명한 의사인 그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떠나 파리까지 간 후 다시 기차를 타고 덴마크로 갈 계획이었다.

그가 기차를 타고 파리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너도나도 그가 탄 기차에 몰려들었다. 기자들은 특실 칸을 샅샅이 뒤졌다. 당연히 세계적인 유명인사이니 특실에 탔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는 그곳에 없었다.

혹시 특실좌석이 매진되어서 못 탔나 싶어 1등석도 그리고 2등석까지도 찾아봤지만 역시 그를 찾을 수 없었다. 당황한 기자들은 쓰레기와 오물이 악취를 풍기고,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딱딱한 나무의자에 모여 있는 3등석 객차에서 한 소녀를 진찰하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한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 왜 고생스럽게 지저분하고 불편한 객차를 이용해 다니시는 겁니까?” 그러자 그가 기자에게 인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편안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특실에는 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없더군요.”

희망 없이 비참하게 살아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평생 헌신적으로 의료봉사를 한 그는 바로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였다.

 

“내가 가진 것을 내주는 것은 조그마한 베풂이다. 나를 헌신하는 것은 진정한 베풂이다. (칼릴 지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