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수레에 가득 실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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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10. 09:55
조선 4대 실학자 중 한 명인 이서구가 길을 가던 도중 수레에 책을 싣고 가는 한 소년을 보았다. 이서구는 소년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갈 길이 바빠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한 달 뒤에 다시 그 길을 가다가 소년을 마주쳤는데 이번에도 수레에 책을 가득 싣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이서구가 소년을 쫓아가 말을 붙였다.
“한 달 전에 보았을 때도 수레에 책을 싣고 가더니 오늘도 그렇구나? 수레에 책을 싣고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는가?”
“이 책들은 제가 읽은 책들입니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새로 책을 구하러 가는 길입니다.”
수레에 실린 책들은 통감강목, 제자백가를 비롯한 어려운 고전들이었다. 이서구는 학자들도 어려워하는 책들을 어린 소년이 읽었다는 것을 믿기 힘들어 넌지시 그중 가장 어려운 책의 내용을 물어봤는데 소년은 막힘없이 대답했다. 이서구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말로 이 책을 다 읽었구나. 너는 분명 이후에 나라를 이끌 뛰어난 학자가 될 것이다. 필요한 책이 있거든 나에게도 찾아와 빌려가려무나.”
이서구가 알아본 이 소년은 훗날 조선 최고의 학자로 꼽히는 다산 정약용이었다.
(김장환 큐티365)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를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성숙캐 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다양하게 하며, 자신의 생활을 알차고 의미 있게 그리고 흥미롭게 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올더스 헉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