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하나님의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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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 10:56
나는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인간의 절박한 사정을 돌보아 주는, 작지만 감동적인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진정한 사랑의 공동체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주택가의 그 작은 교회는 특별한 게 없었다. 예배도 별반 활력적이지 못했고, 목사님의 설교도 그만저만한 정도였다. 그러나 한 사람, 데보라 베이츠에게만은 교회가 응급실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데보라의 남편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녀에게는 부양해야할 네 아이와 초라한 방 한 칸만이 짐처럼 남았다. 데보라는 버림받았다는 감정을 추스르는 것 외에도 당장 실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천장에서는 빗물이 떨어졌고, 막힌 하수구에서는 구정물이 올라왔으며, 고물차는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지경이었다.
누군가 장기간 돌보아 주어야 했다. 그러자 그 작은 교회에서 약 스무 명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들은 돌아가며 데보라의 아기들을 돌보았고, 칠을 다시 했으며, 지붕과 차를 수리했다. 한 사람은 그녀를 고용해 새로운 일을 가르쳤다. 형편이 넉넉한 한 부인은 아이들의 교육비를 대겠다고 제안했다.
데보라는 적어도 5년간을 교인들이 마련해 준 '목발'에 의지해 걸어 다녔다.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 필립 얀시
교회공동체는 하나님의 응급실이라고 ‘필립 얀시’는 말했다. ‘하나님의 응급실’이라고 한 것은 누구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