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정부는 왜 하는 일마다 국민에 정직하지 못 한가

3406 2021. 2. 23. 10:5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전남 신안의 해상풍력단지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완전히 가슴 뛰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설비 용량 8.2GW 해상풍력단지를 세운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신형 원전 6기의 발전량에 해당한다”고 했다.

 

국토가 좁은 우리로선 해상 풍력이 꼭 필요하다. 그렇더라도 대통령 설명은 심하게 과장됐다. 해상 풍력의 세계 평균 이용률은 33%다(권기영·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평균 수명 40년에 육박하는 미국 원전 90여 기의 2019년 이용률은 93.4%였다. 건설 중단된 신한울 원전 3·4호기 도합 2.8GW만 완성시켜 미국처럼 가동한다 하면 거의 정확히 신안 8.2GW 해상 풍력 수준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신안 해상 풍력 48조원은 신한울 3·4호기 건설비 10조원의 다섯 배다. 민간 자본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라 국민 세금이 직접 들어가진 않지만,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전기료를 크게 인상하거나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경로는 달라도 결국 국민 부담이다.

 

해상 풍력은 진동에 따른 피로 하중 때문에 수명이 25년에 그친다(제주대 풍력대학원 허종철 교수). 그에 비해 신형 원전은 기본 수명 60년에 20년씩 두 번 연장하면 100년짜리 설비다. 신한울 원전 수명 동안 신안 해상 풍력은 서너 번 설비를 새로 짓거나 대대적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실과 거리가 상당히 있는 정보를 전달했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2021.02.17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