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교만한 자의 허망한 최후

3406 2021. 3. 4. 11:42

1965년 47세의 나이로 루마니아 인민 공화국의 당 서기장 직을 장악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대통령직과 함께 국방, 경제 등 국가 주요부서의 장관직마저 겸하며 권력을 독점했다. 루마니아가 그의 사유물이 된 셈이었다. 그가 집권한 24년 동안 무자비하게 숙청당한 사람의 수만 무려 2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1989년 12월 시작된 민중 봉기로 인해, 철옹성 같던 그의 권좌는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차우셰스쿠 부부는 황급히 헬리콥터를 타고 수도를 탈출, 지방 군부대로 피했다. 군부는 여전히 자기 수족이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곳에서, 그토록 믿었던 군부에게 체포당한 차우셰스쿠 부부는 피신 사흘 만에 총살형을 당하고 말았다.

루마니아의 신으로 군림하던 차우셰스쿠 부부의 무덤은 볼품없는 흙더미로 초라하게 버려졌다. 빈민의 무덤도 비석과 석곽으로 덮어 주는 유럽의 장례 문화 속에서 말이다.

 

하나님을 멸시하고 자기 힘을 의지하는 인생이 얼마나 허망한지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보여 줄 수 있을까? 그들의 비참한 최후는 다른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추악한 욕망을 중심에 두고, 황제의 논리를 따르기로 선택한 자기 책임일 뿐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삶을 선택하고 있는가? 선택은 자유로울지 몰라도, 그 결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내게 있는 것 / 이재철>

 

“사람을 어깨에 태우면 이윽고 머리로 올라온다. (독일 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