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죽음으로 외친 웅변

3406 2021. 3. 8. 10:28

1999년 여름, 비행기 한대가 아프리카 가나를 떠나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 착륙했다.

그런데 그 비행기의 랜딩기어 속에 얼어붙은 시신 두 구가 발견되었다. 샌들을 신은 야킨 코이타(14세)와 포드 투르카나(15세)가 꼭 안은 채 죽어 있었다. 시신을 발견한 정비사들은 손에 꼭 쥐고 있던 편지를 발견하고는 눈물을 쏟았다. 이미 죽음을 예견하고 쓴 글이었다.

 

존경하는 유럽의 지도자 여러분. 여러분의 아름다운 대륙에 사랑을 호소하며 저희 둘의 험난한 여행의 목적을 말씀드립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너무나 힘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쟁과 가난, 전염병에 내몰려 먹을 것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학교 건물은 있어도 선생님과 교재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저희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대신해 호소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을 되살려 주십시오. 혹시 저희들이 시체로 발견되거든, 우리가 겪고 있는 참상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려는 절박한 마음을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1999년 7월29일 가나의 두 소년 씀

두 소년은 자신의 죽음으로 온 세계에 무언가를 알리고 싶었다. 이들은 우리의 아들들이고 형제들이다. 우리의 작은 나눔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이 용 주

 

“믿음으로써 우리는 생계를 유지한다. 줌으로써 우리는 인생을 살아간다.-노먼 맥스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