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국정 망친 靑참모 줄줄이 ‘임기 말 낙하산’

3406 2021. 4. 2. 10:05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짓 남으면서 막판 ‘알 박기’ 식의 낙하산 인사가 난무한다. 청와대 전임 참모들이 고위 공직에 줄줄이 재취업하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던 일이지만 이 정도로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소득주도성장 설계자라는 홍장표 전 경제수석비서관은 25일 기어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새 원장 후보자 3명에 포함됐다. 경제·인문 사회분야 정부 출연기관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이날 결정했다. 최종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응모 단계에서부터 유력설이 나돌았다.

 

그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주성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직속상관 격인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다. 보건사회연구원·조세재정연구원·산업연구원에도 유사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소주성의 참담한 결과는 이미 확인됐다. 문 정부도 그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요직을 차지한다면, 문 대통령 임기 이후까지 취업하면서 다음 정부의 정책에 시비도 걸 수 있는 이중의 알박기와 같은 파렴치의 극치다.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은 지난달 8일 조폐공사 사장, 문정인 전 특보는 지난달 12일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각각 취임했다. 문미옥 전 과학기술보좌관은 지난 1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됐다. 조현옥 전 인사수석은 독일 대사, 이상철 전 국가안보실 차장은 전쟁기념사업회장이 됐다.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의 유죄 판결도 다음 정권에서 버틸 안전판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국정을 망쳐 국민 고통을 키워 놓고 제 밥그릇은 악착 같이 챙긴다. 문 정부 들어 취업 원서 낼 곳도 없어졌다는 청년들이 더 불쌍해 보인다.

<문화일보 사설 2021년 0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