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반성은 가짜다
교도소장이 죄수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말한다. “너희에게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를 가져왔다. 어느 것부터 들을래?” 당연히 좋은 소식부터. “오늘 너희들의 속옷을 갈아입게 해 주겠다.” 죄수들은 환호한다. “이어서 나쁜 소식. 너희들끼리.” 민주당을 보면 이 농담이 생각난다.
소신파의 반란과 진압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문 핵심 도종환 의원이란다. 비대위원 7명 중 4명이 ‘친문 하나회’라 불리는 민주주의 4.0 소속. 그 짧은 비대위 기간 이후에 벌어진 당대표·원내대표의 후보들 역시 송영길·홍영표·윤호중 의원 등 강성 친문. 이미 당이 친문 일색이라 친문·비문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결국 자기들끼리 팬티 갈아입고는 ‘국민 여러분, 우리 쇄신했어요. 속옷 갈아입었어요. 믿어주세요’라고 외치는 격이다. 그 당에도 제정신 가진 사람은 있다. 보다 못한 노웅래 의원이 한마디 했다. “국민에겐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
조응천·김해영 의원 등 이른바 소신파들도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김어준이 바로 진압에 나선다. “그들은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가 된 것”이라며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고 힐난했다. 그 당의 노선은 김어준이 정한다.
초선의원 다섯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정란·고은광순 등 친문 스피커들이 이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한다. ‘대깨문’들은 찍어준 좌표에 따라 ‘초선족’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투하했다. 초선들은 부랴부랴 “조국이 잘못했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후략)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2021.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