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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값 인상분의 37%는 최저임금 탓(1)

3406 2021. 4. 27. 07:59

 

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한국노동경제학회는 『노동경제논집』 최신호에 최저임금 연구 논문 3편을 실었다.

 

① 외식비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최저임금

전병힐 한국외국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팀은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최저임금 관련 근로자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생산자 물가지수가 0.77~1.68% 올랐다.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분 가운데 대략 0.82~3.01%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이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2010~2017년 치다. 최저임금이 16.4%나 확 오른 2018년 치를 뺀 연구 결과가 이 정도였다.

 

주요 외식비의 변화도 분석했다. 서민이 접하는 냉면·비빔밥·김치찌개 백반·삼겹살·자장면·삼계탕·칼국수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2013~2018년 최저임금의 평균 인상분(8.69%)을 대입했더니 최저임금 조정에 따라 삼겹살은 연평균 62~117.1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의 연평균 인상분은 249원이었다. 연평균 인상분의 24.9~47%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얘기다. 자장면은 연평균 인상분(93원)의 15.3~37%가 최저임금 인상과 연동해 자동으로 인상됐다. 연구팀은 “연평균 외식비 증가분 중 4.45~47.04%가 최저임금 변화로 설명된다”고 지적했다.

 

② 자영업 접고 임시·일용직 아니면 실업자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팀은 최저임금이 자영업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연구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임금근로자는 2015년까지 8% 수준이던 것이 2018년 11.6%로 치솟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선 임금 동맥 경화로 비화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다. 최저임금도 못 버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2018년 23.2%에 달했다. 2019년 최저임금 인상분(10.9% 인상)을 대입하자 최저임금도 못 받는 자영업자 규모는 26.8%나 됐다.

희한한 건 2009~2018년 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자영업자의 비중은 감소했다.

(중앙일보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2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