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가난한 수도사의 탄식

3406 2021. 5. 5. 10:25

어느 해 홍수가 나서 강물이 몇 배로 불어났다. 강기슭 사람들은 배를 이용하여 강을 건너야 했는데 때를 만난 듯 뱃사공은 배 삯을 세 배나 올려 서푼씩 받았다. 마침 강을 건너려던 가난한 수도사는 가진 것이 달랑 두 푼밖에 없었다. 수도사는 뱃사공에게 사정을 했다.

“사공 양반, 미안하게 됐소. 한 푼이 모자라는데 좀 태워주시오.”

그러나 뱃사공은 매몰차게 거절했다.

수도사는 끝내 배를 타지 못하고 신세를 한탄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마침내 배가 손님을 가득 싣고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산더미처럼 밀려온 사나운 물결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만 뒤집히고 말았다.

승객들은 물론 뱃사공까지 물에 빠져 모두 죽게 되었다

이 광경을 나루터에서 바라보던 수도사는 이렇게 탄식했다.

“난 돈 한 푼 없어 마음대로 죽지도 못합니다.”

 

요즘 많은 재물로 오히려 화근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가난한 것이 늘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이영무 목사 /영신교회>

 

“인간은 주는 가운데 풍요로워지나 탐욕은 쌓는 가운데 빈곤해진다. (페르시아 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