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못 뽑으면 국민만 서럽다 (2)
‘부동산 문제만은 자신 있다’던 정권에서 ‘전세 난민(難民)’ ‘월세 난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알고, 아는 것을 안다고 아는 게 진짜 앎의 시작이다’라고 했다. 부동산 재난은 ‘모르면서 아는 체해 온’ 정권이 불러들였다. 집값 대책을 다섯 번 발표해도 오르고 스무 번 발표하면 더 가파르게 오르는데도 왜 오르는지를 모른다. 후보 책봉(冊封)을 받으려는 여당 대선 주자들은 너나없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계승·강화하겠다고 한다. 끊어진 성수대교 위에서 액셀레이터를 밟는 꼴이다. 차에 탄 승객만 변(變)을 당한다.
진짜 개혁과 가짜 개혁을 가려내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누가 그걸로 가장 혜택을 크게 누리느냐를 밝히는 것이다. 살인 사건 수사와 다를 게 없다. 제일 많이 이득을 보는 자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容疑者)다.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소원을 성취했다. 개혁 과정에서 검찰총장은 쫓아냈고, 현 정권 사람들은 범죄 행위가 드러나도 검찰이 아니라 자기들이 만들고 임명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게 됐다. 제1 수혜자(受惠者)가 현 정권 사람들이다. 일반 국민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든 경찰이 영장을 청구하든 사정이 달라질 게 없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더 크다. 개혁이란 상표 자체가 속임수다.
정권은 또 ‘사이비(似而非) 개혁 상품’을 팔고 있다. 그들 말대로는 언론 개혁이다. 민주주의의 원리를 끌어들일 것도 없다. 누가 가장 큰 이득을 취하겠느냐만 밝히면 진실은 저절로 드러난다. 최대의 수혜자는 비리(非理)가 이미 드러난, 죄가 드러나기 시작한, 앞으로 더 큰 죄의 몸통으로 드러날 정권 사람들이다. 대선 여권 후보도 검증(檢證)을 피해가는 걸로 제 몫을 챙길 것이다. 나머지 떡고물은 김어준류(類) 어용언론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진상이다.
정권이 게으르고 우둔하고 무능한 데다 속임수까지 쓰는 게 드러나면 정권과 반대로만 해도 댜앙에게 집권으로 가는 신작로(新作路)가 뚫릴까. 현 정권에서 통일부와 여성가족부는 제 손으로 제 목을 조였다. ‘그걸 없애겠다니 후련하다’는 소리가 표(票)가 돼 돌아올까.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낸다’는 법칙은 정치에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야당은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백년대계(百年大計)는 바라지 않는다. 5년짜리 ‘정권만을 위한 국가 경영’에 갇힌 국민에게 대안(代案)은 쥐여주고 집권의 기회를 달라 해야 할 것 아닌가.
강천석 논설고문 2021.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