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자존심이 부른 재난

3406 2021. 8. 18. 10:16

러시아의 한 시골에 있는 농부가 키우는 닭이 옆집으로 넘어가 알을 낳고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 계란을 가지러 간 농부의 자녀는 닭의 보금자리에 알이 없어 당황해 하고 있었는데 그때 옆집에서 “이야, 오늘은 우리 닭이 알을 두 개나 낳았잖아?”라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옆집으로 찾아가 자기네 닭이 넘어와 알을 낳고 간 것 같다고 사정 설명을 했다. 그러나 옆집 가정은 믿을 수 없다며 아이를 그냥 돌려보냈다. 돌아온 아이의 말을 들은 농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옆집을 찾아갔다.

 

그날 이후로 두 집의 가족들은 만나기만 하면 싸웠는데 이 싸움은 몇 주간 계속되다가 결국 화를 못 이긴 농부가 한 밤 중에 옆집에 불을 질러 버렸다. 그런데 동시에 자기 집에서도 불길이 치솟았다. 같은 날에 서로의 집에 불을 지른 것이었다. 급하게 가족들을 데리고 피난 온 두 집은 활활 타는 집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고작 달걀 하나였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까지 되어버렸구려.”

 

실제 농장을 운영했던 톨스토이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지은 ‘재난의 원인’이라는 소설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자존심과 오만이 들어가면 죄가 생기고 욕심이 생긴다.

<김장환 큐티365/나침반출판사>

 

“형편없이 쩨쩨한 인간일수록 엄청나게 큰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