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콩알만큼의 희망이라도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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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6. 11:23
남편이 죽고 초등 1년생과 3년생 형제와 남의 헛간 방에서 생활했다. 죽도록 일해도 살림이 비참했다. 사는 게 힘들어 집에 오는 길에 약을 사와서 함께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죽는 날까지 아이들을 굶길 수 없어서 냄비에 콩을 넣어 두고 맏이에게 메모를 써 놓았다.
‘형일아, 콩이 물러지면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엄마가 ’그날 어머니는 수면제를 사들고 돌아왔다.
두 아이가 나란히 잠들어 있었는데 맏이의 머리맡에 “엄마, 엄마가 말한 대로 콩반찬을 만들었는데 형민이가 ‘형! 짜서 못 먹겠어.’ 하고 안 먹었어요.
반찬도 없이 거의 맨밥만 먹고 잠들어 버렸어요. 엄마가 내일 나가시기 전에 저 깨워서 콩 삶는 법 꼭 가르쳐 주세요.”
저 어린 것이 이토록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구나, 콩 하나라도 열심히 동생 입에 맞도록 삶아보려는 아들의 의지가 너무나 기특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어머니는 사왔던 약봉지를 치워버렸다.
-출처 미상-
“불쌍한 자에겐 희망 이외의 어떠한 것도 약이 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