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눈을 가리는 이유

3406 2022. 1. 13. 11:30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방법원의 전설적인 판사 제임스 허킨스는 법정에 설 때마다 눈을 헝겊으로 가렸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눈을 가리고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냐며 조롱했다. 그러나 제임스가 직접 밝힌 눈을 가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원고는 물론 피고가 내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나도 모르게 피고의 인종이나 키, 외모에 영향을 미친 판결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눈을 가린다고 판결이 완전해지지는 않겠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2년간 조사해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정확히 같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백인들에 비해 흑인은 27%, 히스패닉 계열은 18%나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다른 조건을 제외하고 오로지 인종만을 놓고 분류했을 때에도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에 따라 분명한 차별이 판결에 존재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보이는 것, 듣고 배운 모든 것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내 안에 있는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최대한 걷어내고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형제자매로 보려고 노력하자.

<김장환 큐티365/나침반출판사>

 

“편견은 항상 진보를 가로 막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편견은 명백히 지지할 근거가 없고 걷잡을 수 없이 변하는 의견이다. (비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