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 완전 박탈’을 요구함(2)
일본 국회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국회의원 500여명이 참석해 진지하게 경청했다. 총리, 장관, 국회의장도 참석했다. 외무장관이 마스크 안에서 하품을 하다가 카메라에 잡혀 "일본의 수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일본 국회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국회의원 500여명이 참석해 진지하게 경청했다. 총리, 장관, 국회의장도 참석했다. 외무장관이 마스크 안에서 하품을 하다가 카메라에 잡혀 "일본의 수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국이 망한 결정적 원인은 당시 정치인이 제공했다. 일본이 흥한 원인도 정치인이다. 한국 정치인이 세상과 담을 쌓을 때 일본 정치인은 세상으로 나갔다. 당시 양국 정치인의 차이를 보여주는 많은 일화가 있지만, 얼마 전 국회에서 벌어진 장면만큼 생생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젤렌스키 연설에 일본 국회의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총리, 국회의장, 장관도 함께 경청했다. 진지했다. 외무장관이 마스크 안에서 하품했다가 “나라의 수치”라는 비난까지 들었다. 무언가 거꾸로 됐다. 일본이 아니라 세상사에 어두워 나라를 말아먹었던 한국의 정치인들이 이런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한국 정치인들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를 오가면서 이익만 챙기면 된다고 믿는다. 한국은 그래도 되는 변방이라고 생각한다. 사드, 쿼드를 말하면 중국의 경제 보복을 말한다. 중국이 말하기 전에 스스로 한다. 바람이 불기 전에 눕는다. 그게 상책이라고 한다. 조선 말 세계관과 달라지지 않았다. 세계관이 달라지지 않으면 미래도 달라지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강대국이어서 버티는 게 아니듯 국력이 크다고 강한 나라가 아니다. 정치인이 저질이면 삼성의 성과도, 한류의 바람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한국 국회의원 가운데엔 뛰어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아까운 인재들이 들어가 휩쓸리는 순간 단숨에 밑바닥으로 내리깔리는 장면을 여러 차례 봤다. 그들의 정신을 썩혀버리는 특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일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다. 집단 특권을 없애야 요즘같이 떼로 몰려 폭주하지도 못 한다. 검수완박처럼 이름을 붙이면 국특완박이다. 국회의원 스스로 할 수 없다. 새 정부가 총선 과제로 제시하면 거의 모든 국민이 지지할 것이다.
선우정 논설위원 입력 2022.04.20 00:10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