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조선시대 사또보다 못했던 文정권(1)

3406 2022. 5. 6. 09:44

다른 건 몰라도 조선왕국은 법체계는 완벽했다. 백성과 공무원을 그물처럼 관리하고 감시하고 보살필 수 있는 각종 성문법이 완비돼 있었다. 법대로만 운영했다면 조선은 낙원이 됐을 텐데, 실천은 다른 문제였다.

 

‘대전통편’에는 ‘고과(考課)’라는 항목이 있다. 사또들 인사평점을 매기는 기준이 여기 제시돼 있다. 이름해서 ‘수령칠사(守令七事)’다. 수령이 해야 할 일곱 가지 업무 고과 체크리스트다. 내용은 이렇다.

 

‘매년 말 관찰사는 수령칠사(守令七事) 실적을 왕에게 보고한다. 논밭과 뽕밭을 성하게 하고(農桑盛·농상성), 인구를 늘리고(戶口增·호구증), 학교를 일으키고(學校興·학교흥), 군정을 바르게 하고(軍政修·군정수), 부역을 고르게 하고(賦役均·부역균), 송사를 간명하게 하고(詞訟簡·사송간), 간사하고 교활한 풍속을 그치게 하는 것(奸猾息·간활식)이다.’

 

며칠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를 본다. 훌륭한 사또였는가?

 

먼저 논밭과 뽕밭을 성하게 했나? 성하게 하지 않았다. 서울 명동과 종로 상가에 가보면 안다. ‘임대’라는 안내문을 유리창에 붙여 놓고 세 집 건너 하나씩 비어 있는 상가를 보면 된다.

 

인구를 늘렸나? 못 늘렸다. 2017년 합계출산율은 1.05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0.84명이었다. 저출산 대책에 목숨을 걸겠다는 정권이었다.

 

학교를 일으켰나? 무너뜨렸다. 자사고와 외고에 가한 행위를 기억하는가. 학생과 학부모와 여론이 일치단결해서 반대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폐지를 밀어붙였다. 코로나 대책이 난장판이 되면서 2년 동안 정상 수업은 사라졌다. 이런 사례가 너무 많아서 굳이 나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 군정을 바르게 했나? 더럽혔다. 현역 군인 그 누구에게든 물어보라. 북한이 미사일을 날려댈 때 문재인 정부는 꼬박꼬박 ‘불상’을 날렸다고 주장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고 외쳤다.

박종인 선임기자 seno@chosun.com2022.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