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어린 왕자가 만난 네 번째 별의 사람

3406 2023. 4. 3. 09:48

어린 왕자가 만난 네 번째 별의 사람은 쌓아 놓기만 하는 상인이었다.

그는 덧셈의 기쁨만 알았다. 이 상인은 세 가지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고 하였다. 풍뎅이의 요란한 소리, 신경통, 그리고 어린 왕자이다.

 

쌓는 일 때문에 자기 몸 돌볼 시간도 없이 신경통에 걸렸다. 여유와 여백을 주는 풍뎅이 소리가 소음으로 들렸다. 순수와 꿈을 전해 주는 어린 왕자도 시간을 뺏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었다. 그에게 잠시 멈춰 시를 읽는 다던가 음악을 듣는 다던가 사색에 잠길 비움 같은 것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비움은 상실이 아니다. 피리는 속을 비워야 소리를 내듯이 큰 비움이 큰 울림을 낳는다. 덧셈이 ‘좋은 것’이라면, 뺄셈은 ‘아름다움’과 ‘기적’을 불러온다.

 

내 소유에서 안식일을 빼고 십일조를 빼야 기적이 나타난다. 불쌍한 이웃을 구제해야 주님이 후히 채워주신다. 이렇듯 비워야 채워주신다. 그래서 가장 큰 손은 빈손이라는 말이 있다.

 

‘비움’과 비슷한 성경적인 말이 ‘자기 부인’, ‘절제’, ‘순종’이다. 예배는 “하나님이 옳습니다”하면서, 내 입을 다무는 것이다. 이것이 비움이고 순종이다. 교만한 자, 자아가 강한 자는 예배하지 않고 자신의 입을 다물지 않는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눅6:38)”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