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세상 권력의 무상

3406 2023. 6. 12. 10:16

 

세베루스는 A D 306년부터 307년까지 로마황제를 지냈던 인물이다. 그는 “ 내가 곧 세상” 이라면서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임종의 순간에 “나는 모든 것이지만,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라고 탄식하며 “화장 후 내 유골이 담겨질 항아리를 가져오라” 고 명령했다. 신하가 항아리를 가져오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조그만 항아리여 너는, 이 세상인 줄 알았으나 사실은 미약한 존재였던 한 사람의 뼈를 담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실학사상가 박지원은 정치인들의 이 같은 탐함을 ‘복어 알조차 먹으려 드는 이들’이라며 힐난했다.

 

어느 날 고을 수령들과 복어 요리를 즐겼는데 숙수가 복어 알을 버리자 솔개와 까마귀가 배를 채우려 날아들었다. 미물이라도 먹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쉽게 배를 채우지 못하는데 그중 영악한 까마귀 한 마리가 인분을 물고 와 옆에 두고 복어 알을 먹어치우는 것이 아닌가. 인분에 해독 성분이 있다는 것을 그 까마귀는 안 것이다.

 

 

박지원은 어떻게든 배를 채우려 드는 까마귀에게 “독하구나”라고 한마디 한 뒤 인간사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탐식하려 드는 벼슬아치들이 있고 그들을 젖은 섶나무 묶어놓듯 할 수 없음을 탄식했다.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