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101016 멈춘 시계의 의미
결혼을 약속한 연인과 이별하면서 매일 좌절하며 괴로워하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괴로웠고 계속 커지는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았다. 견디다 못한 남자는 스승을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말했다.
“스승님, 아무리 아끼고 사랑해도 결국은 헤어지고 이렇게 괴롭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으니 앞으로도 저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좌절하는 제자를 보며 스승은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며 말했다.
“이 시계는 나의 아버지 유품으로 아주 소중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멈춰서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남자는 스승의 꺼낸 회중시계를 보았다. 복잡한 무늬가 조각된 화려한 시계는 아름다웠고 또 튼튼해 보였다. 그런데 스승의 말과 달리 시계의 초침은 잘 움직이고 시침과 분침은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황당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제자에게 스승은 말했다.
“이 시계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나에게 무척 소중한 것이지만, 이 시계는 나의 아버지와의 추억처럼 이미 멈춘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시계 역시 멈출 때가 올 것이다.” 스승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에게 다시 말했다.
“그것이 누구나 겪는 삶의 이치이다.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그 안에 상실도 있기 마련이다. 이 시계가 이미 멈춘 것과 다름없음을 깨닫는다면 세상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순간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끝날까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 시작조차 하지 않을 수 있음을 두려워하라. (그레이스 한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