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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비치 가려움증

3406 2020. 5. 9. 11:10

실200501            케비치 가려움증

 

유대 전설에 나오는 안나 케비치는 불평꾼이었다. 하루 종일 불평하였다.

어느 날 안나 케비치는 코가 가려워 일어났다. 하루 종일 코가 가려웠다. 그래서 마을에 사는 율법사를 찾아갔다. 율법사는 안나를 만나자 잘 지내고 있느냐고 인사를 했다. 안나는 인사를 받자 대뜸 말했다.

“나는 너무 돈이 없어서 내 옷은 걸레 같아요. 내 건강은 너무 나빠서 내 등은 여리고의 성벽의 돌 같이 무거워요. 또 물 기르는 샘이 너무 멀어서 내 다리는 큰 수박을 달고 다니는 것 같아요. 집은 너무 좁아 겨우 내가 움직일 정도구요, 우리 얘들은 나를 찾아오지 않아서 아마 내 얼굴도 잊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코가 이렇게 가려워서 너무 괴로워요. 율법사님,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래요?” 율법사는 말했다.

“안나 부인, 부인의 가려움증은 케비치 가려움증이라고 부른답니다.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증상이지요. 그 뜻은 당신은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증상입니다.”

다음날 아침 안나는 눈을 떴는데 그 때도 코가 가려웠다. 그녀는 방이 너무 좁아 겨우 움직였고, 등은 여리고 성의 벽돌처럼 무겁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은 작아지고 작아져서 그녀의 팔은 문 밖으로 튀어 나가고 그녀의 발은 현관 문 밖에 있었다. 이제는 더 움직일 수도 없었다. 밖으로 튀어 나간 두 다리에는 두 개의 커다란 수박이 대롱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옷은 걸레 조각처럼 변했다. 그녀의 아들, 딸들이 걸어가고 있는 게 보여 그들을 불렀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 고개를 흔들며 가 버렸다. 아마 그녀를 모르는 것 같았다.그녀의 코는 계속 가려웠다. 절망 가운데 그녀는 율법사가 그녀에게 말했던 가려움증의 뜻을 생각했다. ‘네가 생각한대로 네 자신은 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안나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있잖아. 나는 사는데 충분한 돈, 아니 그 이상 가지고 있잖아? 따라서 나는 나의 여유 있는 돈을 그렇게 잘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다. 내 건강은 그렇게까지 나쁜 것은 아니다. 사실 내 나이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좋은 편이다. 나는 내게 맞는 이런 좋은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 크지는 않지만 안락하고 따뜻해. 또 멀리 물 길으러 다니는 것도 나쁠 게 없어. 길가에 신선한 꽃향기도 맡을 수 있으니까. 아이들은 어떻고. 나는 그들이 커서 다 독립하고 자신들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뻐.”

이상하게도 안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모든 것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그 후 ‘여러분의 코는 가렵지 않기를 기원합니다,’란 인사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