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똑똑한 이재명과 대한민국의 위대한 바보들(1)

3406 2021. 12. 1. 11:11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도입하자고 하는 국토보유세와 관련해 “토지 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 볼까 봐 이에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 했다. 종합부동산세를 재검토하자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나는 이 주장이 정치인 이재명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나한테만 이익이면 무조건 찬성하는 존재인가. 당장 기분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가족, 회사, 공동체, 나라 등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 나에게 귀결되는 최종 이익을 판단한다. 이런 사람을 시민, 국민이라고 한다. 민주공화국의 정치는 자연체로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시민과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의 정치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그가 주장하는 국토보유세는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세금이다. 오직 그의 공약인 기본 소득을 조달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당초 공약처럼 국민 한 사람당 1년 100만원씩 주면 연간 59조원을, 요즘 다시 논의하는 것처럼 60만원씩 주면 30조원을 부동산세로 거둬야 한다. 기존 재산세와 종부세 액수를 거의 그대로 두고 계산한 것이다. 올해 종부세의 10배에 달한다. 파괴적이다. 이걸 어떻게 감당하나. 이럴 때 그들은 속삭인다. “잘사는 10%가 내는 거야. 나머지 90%가 왜 걱정해? 바보냐?”

 

많은 사람이 이 후보를 “똑똑하다”고 한다. 한국 정치 풍토에선 이렇게 하면 90%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와 대비되면서 한없이 미련해 보이는 정치인이 윤석열 후보다. 그가 종부세 재검토 주장을 하자 정부는 “국민의 98%가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대자는 그가 2% 부자 편에 섰다고 공격했다. 일부 지지자는 “정치적 손해를 자청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국민의 정치 수준은 정말 이럴까.

선우정 논설위원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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