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죄를 지었는지 전직 대통령 두 명이 지금 정부 집권 내내 감옥에 들어가 있다. 이제 보니 정부가 가둬 놓은 건 적폐도, 우파도 아닌 대한민국이었다. 아마 코로나가 덮치지 않았다면, 지금 정부는 더 빠르고 확실하게 더 전방위적으로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했을 것이다.
여당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막말이나 아들 문제, 시끄러운 대장동 사건조차도 국민의 눈을 흐리게 하는 ‘훈제 청어’에 불과하다. 머리 좋은 그는 현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거리 두기를 하며 혀끝으로는 박정희를 인정하고 박근혜를 존경(한다고) 하기도 한다. 선거전이 지저분해질수록, 국민의 관심이 본질에서 멀어질수록, 이 후보에게는 유리하다. 이 후보는 며칠 전 윤봉길 의사 89주기 추모식에서 “김구 선생의 문화국가를 이루겠다”고 했다. 올해 대통령 광복절 축사에 나온 구절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 점령군과 친일 세력의 합작”으로 이해하는 이 후보는 지금 정권과 뜻을 같이하거나, 적어도 대한민국에 대해 무지하다.
문재인 정부의 공(功)이 있다면, 그건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주고, 국가의 고마움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제 집 마련에는 영혼까지 끌어 모으면서, 정작 그 집이 있도록 해주는 국가라는 울타리는 쉽게 잊어버리고 산다. 누군가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 눈과 비를 막아주었기에 대한민국이 있었다. 집이건 국가건, 지도자는 만들고 일으키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해주었다. 신축은커녕 리모델링할 실력도 없으면서 있던 것조차 허물고 재정을 파탄 내는 사람과의 동거는 짧을수록 좋다.
문 정부는 또 국민을 착시와 환상으로부터 구해주었다. 촛불 시위가 민주라는 착시, 적폐 청산이라는 착시, 지금 정부가 민주 정부라는 착시, 분배 실험이 정의라는 착시, 종전이 평화라는 착시, 이 모든 것을 깨닫게 해 준 문 정부는 우리 국민을 이전보다 더 국가관이 확실하고 현명한 국민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문재인 정부도 쓸모 있는 정부였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뭔지 모르겠지만 ‘합니다’를 모토로 내세운 이재명 후보 사이, 대한민국은 없었다. 그걸 알았으니 20대 대통령은 진짜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자유 민주 대한민국을 더 자유롭고 더 민주적이며 더 확장시켜줄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개인의 행복 추구를 도와주는 자유, 법치를 통해 정의를 구현하는 민주, 그리고 해방 후 혼란의 공간이 아니라 세계 10위권으로 우뚝 선, BTS와 오징어 게임과 손흥민의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평등도 중요하고 분배의 정의도 실현되어야 한다. 북한과도 화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대한민국이 건재해야 한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의 불운한 수장은 문재인 대통령 한 명으로 족하다.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회장 20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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