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배려와 저축

3406 2022. 8. 4. 10:33

장안 신협 지점의 하루 일과는 다른 지점과는 조금 다르게 시작한다. 보통은 9시에 문을 여는 게 정상이지만 8시 20분이 되면 문이 열리고 한 소녀가 들어온다. 직원들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조금 불편한 걸음걸이로 창구까지 걸어간 소녀는 통장과 함께 이천 원을 내민다.

 

매일 은행문을 열기도 전에 찾아와 항상 이천 원을 저금하고 가는 소녀의 정체는 장애를 앓고 있는 조은영 양이다. 조양은 선천적으로 뇌에 장애가 있어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낯가림이 매우 심하다. 하지만 어머니를 따라 은행에 자주 다니더니 매일 은행에 가자고 조fms다.

 

저금은 조양이 가장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일들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지금은 조양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가끔 5분이라도 늦으면 안부를 걱정할 정도로 챙겨주지만 처음에는 너무 이른 시간에 단돈 이천 원을 매일 들고 오는 것이 달갑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서 입금을 거절하자는 말도 나왔었다.

 

하지만 은행에 가는 것이 조양의 ‘소원’이고 은행을 혼자 찾아가면서 적극적으로 바뀌는 등 정신건강이 좋아지고 있다는 조양의 어머니의 말을 듣고는 직원들의 태도가 변했다. 전산이 되지 않는 시간임에도 수기로 입금을 해주고 귀찮아하던 태도 대신 조양 때문에 문을 일찍 열어 이른 시간에 점포를 찾으려는 손님들의 방문도 많아졌다.

 

직원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조양의 저금은 힘들었을 것이다. 직원들이 조양을 배려하게 된 이유는 조양의 사정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조양을 위해 친절을 베풀 수 있었고 다른 일들까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처리할 수 있었다. 결국 배려가 이런 아름다운 일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김장환 목사)

 

“칭찬을 주고받는 사회는 성공한다. 칭찬은 상승효과를 만들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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