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100% 국산 신한울 1호기 준공…세계 원전산업 주도해야

3406 2022. 12. 23. 10:32

문화일보 사설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신한울 원전 1호기’의 14일 준공식은 단순히 원전 1기 추가 가동이라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국형 원전 ‘APR1400’ 모델이 적용되는 등 100% 국산화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원전산업을 주도할 발판도 되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산업은 르네상스를 꿈꾸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준공식을 원대한 국가 프로젝트의 계기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탈원전 폐기의 화룡점정과도 같다. 신한울 1호기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대표적 희생양이었다. 2017년 상업 운전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온갖 클레임이 반복되면서 5년 넘게 일정이 미뤄졌다. 재가동에 들어간 전남 영광의 한빛 4호기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한울 1호기와 한빛 4호기의 가동은 올겨울 전력 수급에 든든한 뒷받침 역할을 한다. 이들 2기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6∼7개를 대체할 수 있는 발전 용량을 갖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천연가스 수입을 낮춰 전기료 억제, 무역 적자 완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기술 차원에서도 진일보했다. 원전의 핵심 시설인 원전계측제어 시스템과 원자로 냉각재 펌프 기술이 100% 국산화에 성공해 신한울 1호기에 최초로 적용됐다. APR1400은 일본과 프랑스가 실패했던 미국 설계인증까지 받았다.

 

정부는 신한울 2호기 준공과 신한울 3·4호기 재추진도 결정한 상태다. 국내 원전은 30기로 늘어나며 발전 비중은 현재의 27%에서 2030년 32.4%까지 높아진다. 이는 원전 산업과 기술 재도약의 기회다. 지난 5년간 원전산업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일감 부족으로 원전 기업의 폐업이 줄을 이었고, 전문 기술 인력은 중국 등 경쟁국들로 떠나갔다. 무너진 원전 생태계 복원이 화급한 실정이다.

 

다행히 원전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원전동맹에 합의함으로써 해외시장 개척의 신기원이 열렸다. 양국이 기술 협력 중인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기회를 살리는 것도, 다시는 특정 이념이 원전 산업을 흔들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국민 의지에 달렸다.

<사설> 문화일보 22.12.14. 오피니언

'실로암' 카테고리의 다른 글

‘Merry Christmas’를 최초로 말한 사람은…  (1) 2022.12.24
크리스마스의 기적  (0) 2022.12.24
인간의 속성  (1) 2022.12.23
기회  (0) 2022.12.23
자유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  (0) 202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