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최후의 만찬

3406 2023. 8. 9. 09:39

 

15~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조각가이며 발명가인 인물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다. 밀라노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에 걸린 최후의 만찬(1498년)은 불후의 명화 중 하나다. 1495년에 그리기 시작해 1498년에 완성했는데 그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이 많았다.

 

한번은 최후의 만찬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가까이 지내던 친구 화가와 심한 논쟁을 벌였다. 도저히 그 친구를 용서할 수 없었다. 가슴에 분노가 타올랐다. 화가 너무 난 나머지 복수를 결심하고 자신이 그리고 있는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배신자 가롯 유다의 얼굴을 그 친구의 얼굴로 그려 넣었다.

 

그러나 그 이후 다빈치가 작품에 그리스도를 그리려 하자 도저히 그리스도의 형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좌절감에 사로잡혀 방황하다 결국 붓을 던져 버렸다. 뒤늦게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친구를 용서하지 못하고 친구의 얼굴을 가롯 유다의 얼굴로 그려 넣은 자신의 복수가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됐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친구에 대한 복수심이 타오르는 한 도저히 그리스도의 형상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다빈치는 주님 앞에서 친구를 용서하지 못했던 자신의 허물을 회개했다. 그런 후 유다의 얼굴에서 친구의 얼굴을 지워버렸다. 그러자 그렇게 떠오르지 않던 주님의 형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불후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예수님의 얼굴은 그렇게 그려졌다.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언제나 용서가 필요하다. 마태복음 18장에 등장하는 한 종의 비유가 바로 용서의 가치에 관해 말한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마태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