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벌거숭이 두더지 쥐

3406 2020. 6. 9. 10:49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아프리카에 사는 몸길이 8㎝의 땅속 동물로, 이름처럼 몸에 털이 거의 없다. 볼품없는 생김새이지만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최고의 인기 동물이다.

수명이 32년으로 같은 몸집의 쥐보다 10배나 길다. 사람으로 치면 800세 이상 사는 것이다. 암에도 걸리지 않고 통증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산소가 없어도 18분을 견딜 수 있다.

칼리코의 로셸 버펜스타인 박사 연구진은 미국 벅 노화연구소에서 지난 30년 동안 키운 벌거숭이 두더지쥐 3000여 마리의 사육 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생후 6개월부터 평생 동안 1일 사망 위험률이 1만 마리당 1마리 꼴로 거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칼렙 핀치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라이프 논평 논문에서 "나이가 들어도 사망 위험률이 높아지지 않는 포유동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동물은 모두 나이가 들수록 사망 위험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게 정설이다.

1825년 영국 수학자 벤저민 곰페르츠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30세 이후 8년마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률이 두 배씩 증가한다.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이 법칙에서 벗어난 첫 사례가 된 것이다.

칼리코는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노화(老化)의 비밀을 알아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기 위해 2013년 설립한 회사다.

칼리코의 버펜스타인 박사는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DNA나 단백질 손상을 바로잡는 능력이 탁월하고, 나이가 들어도 그 능력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늙지 않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일 라이프니츠 노화연구소의 마티아스 플래처 박사는 "수명이 다하는 생애 마지막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칼리코는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늙지 않는 비결을 밝혀내 인간의 수명 연장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노화(老化)병을 막는 치료법을 발견하여 노화병자를 고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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