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슈바이처

 

전라남도 완도 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을 가면 '청산도'라는 섬에 '푸른뫼중앙의원' 병원이 있다. 이 병원의 의사는 아침 7시 40분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섬 주민들의 바쁜 일정 때문이다.

의사는 하루 평균 120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자정이 넘어 병원으로, 집으로 찾아오는 환자들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

청산도 근처에는 병원이 없는 작은 섬들이 많다. 보통은 병원을 찾아 환자들이 오는 것이 맞지만 의사는 인근 섬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다.

섬에 있는 노인 분들이 움직이기 힘드니 의사가 섬을 오가며 진료를 해 줄 수도 있지만 청산도 유일의 이강안 의사 또한 이미 83세의 노인이다.

“한두 해 정도만 봉사활동을 하다가 돌아가려 했는데 어느덧 16년이 되어가네요. 이젠 죽을 때까지 여기서 의료 봉사를 하면서 지낼 생각입니다.”

선생은 1962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잠실병원 부원장, 혜민병원 원장을 거쳐 1993년 서울에서 이강안 의원을 개원해 10년간 잘 운영해 왔다.

그런데 청산도라는 오지의 병원에 근무할 의사가 없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와 단둘이 청산도로 내려와 의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강안 선생은 머나먼 섬으로 자신을 따라와 준 아내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뿐이고 헌신적으로 함께 일하는 병원 직원들에게는 많은 급여를 주지 못해 미안해한다.

또한 본인의 사비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쌀과 고기를 지원하고

청소년들에게는 장학금을 주며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서는 매년 경로잔치를

열어주고 있다. 청산도와 주변 섬에 사는 마을 주민들은 그를 '청산도 슈바이처'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들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종의 마음을 가진

은혜의 사람들이다. (찰스 스윈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