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년은 고려 후기 충렬왕·충선왕·충숙왕·충혜왕 4대에 걸쳐 왕을 보필한 훌륭한 문신이다. 이조년은 5형제 중 막내였는데 그들의 이름이 참 특이 하다. 제일 큰형이 이백년 그 다음이 이천년 그 다음이 이만년 그 다음이 이억년 그리고 막내가 이조년 이다.
이는 성주 이 씨 가문의 족보에도 위와 같이 표기되어 있는데, 자자손손 번창하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들 5형제는 의가 좋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하루는 조년이 어릴 때 형 억년과 길을 가게 되었다. 지금 서울 근교인 한강가의 길을 가는데 우연히 길가에서 금덩이 두개를 주웠고 크게 횡재를 한 형제는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 넉넉지 못한 살림이고 식구가 많은 형편인데 금덩이를 줍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일확천금의 횡재를 만난 것이다. 억년과 조년은 기쁨의 길을 재촉하였고 곧 양천나루를 건너게 되었다. 그 시절은 양천현(서울시 양천구)관활이었다. 양천나루에서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가던 조년은 문득 금덩이를 강물 속으로 던져 버렸다. 깜짝 놀란 억년이 물었다. "아니 왜 그래? 어떻게 된 거야" "형님! 금덩이를 버리고 나니 내 마음이 편해졌어요. 금덩이를 주워 형님과 나눠 갖고 난후 줄곧 욕심이 솟구쳐 마음이 편하질 못했죠. 형님이 없었더라면 금덩이 두개를 몽땅 내가 가질 수 있었는데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자꾸 형님이 원망스러웠고 심지어 형님이 가진 그 금덩어리를 뺏고 싶은 충동까지 생기던 걸요. 우리 형제가 우애 좋기로 동네에 소문이 나있는데 갑자기 금덩어리로 해서 원수가 될 것 같으니 옛사람 말이 거짓이 아니더군요. 황금을 요물이라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버렸지요. 버리고 나니 이렇게 마음이 편하답니다." 아우의 말을 들은 억년도 "나도 맘속으로 너와 똑 같았다. 금덩어리로 해서 자칫 우리사이에 금이 갈 뻔 했구나." 라고 말하고는 금 덩어리를 강물 속으로 던져 버렸다.
후에 사람들은 이 양천나루를 투금탄(投金灘)이라 했다. 금덩이를 던진 여울이란 뜻이다.
뒷날 조년은 성산군(星山君)에 봉해질 정도로 크게 현달하였고 형님 네 사람도 높은 벼슬에 올라 국가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옮겨온 글)
“돈을 잃어버리기란 퍽 어렵다. 그러나 돈을 던져버리기란 더더욱 어렵다. ( O. W. 홈즈)”
'실로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시효빈(東施效嚬) (0) | 2020.07.18 |
---|---|
7가지 고개 (0) | 2020.07.17 |
아빠 사진과의 세계여행 (0) | 2020.07.16 |
늙었다면 다음에 주목하라 (0) | 2020.07.16 |
나에게 이야기하기 (0) | 2020.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