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시(施) 씨 성을 가진 미모의 여인이 살고 있었는데 집이 마을 서쪽 언덕에 있었기 때문에 서시(西施)라고 불렀다. 그 마을 동쪽 언덕에는 역시 시(施) 씨라는 성을 가진 못생긴 추녀가 살았는데 동쪽에 사는 시 씨라고 해서 동시(東施)라고 불렀다.
자연히 서시는 동시의 동경의 대상이었고, 서시가 어떤 옷을 입든 자기도 사서 입고, 어떤 모양의 머리 모양을 하던 그 모양의 머리를 하였다. 동시는 오로지 서시처럼 되기 위해서 늘 서시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했다.
어느 날 선천적인 가슴 통증이 있었던 서시가 길을 가다 갑자기 통증을 느껴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이맛살을 찌푸렸는데 그것을 본 동시는 그것이 서시가 남들에게 미인으로 인정받는 행동이라 생각하여 자기 동네로 돌아와서 자기도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맛살을 찌푸리며 돌아 다녔다.
일명 효빈(效嚬)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따라하는 맹목적인 행동을 나무랄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렇잖아도 못 생긴 동시가 얼굴까지 찡그리며 다니는 것을 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가까이 하기를 꺼려하였다는 이야기다.
동시효빈(東施效嚬)은 동시가 서시의 얼굴 찡그리는 것을 본받다가 더욱 더 추녀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돌이켜 보면 요즘 시대 동시 같은 사람이 너무 많다고들 한다.
연예인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와서 똑같이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이나, 명문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라하겠다는 기본이 안 된 졸부나 모두 오늘 날의 동시가 서시를 따라서 얼굴을 찡그리는 동시효빈의 일이 아닐까 싶다.
(옮겨온 글)
'실로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등석 사람들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0) | 2020.07.20 |
---|---|
훌륭한 연주자가 된 이유 (0) | 2020.07.18 |
7가지 고개 (0) | 2020.07.17 |
이조년(李兆年)의 일화 (0) | 2020.07.17 |
아빠 사진과의 세계여행 (0) | 2020.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