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요만큼의 측근 비리도 없다”는 문재인 청와대(1)

3406 2021. 7. 14. 09:14

권력은 궁극의 최음제(aphrodisiac)라고 했다. 현실주의 외교의 대가, 헨리 키신저가 들려준 명언이다.

 

우리나라에선 ‘정치는 연애’로 보면 맞을 것 같다. 김어준이 2011년에 쓴 책 ‘닥치고 정치’에 등장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문파의 감정으로 이보다 절절한 건 없다. 정치학 박사인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의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다.

 

“요만큼의 권력 비리나 측근 비리가 없잖아요.” 그는 6일 유튜브 채널에서 손가락 한 마디를 내보이며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처럼 주변 관리도 잘되고 부패 스캔들도 없는 정부는 없다는 거다.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개입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것이 일주일 전이다. 그런데도 측근 비리가 없다니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월성 1호기 원전 조기 폐쇄에 부당하게 관여한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도 직권남용 혐의로 6월 30일 전격 기소됐다. 심지어 2일로 예정된 검찰 인사에서 수사팀이 교체되기 직전이었다. 이로써 라임이나 옵티머스 관련 행정관 등은 빼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 같은 굵직한 사건으로 ‘문재인 청와대’에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만 12명이 됐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 아티스트’ 아들이 하나뿐이어서 ‘무슨 무슨 트리오’ 소리가 안 나왔지, 대통령 사위까지 치면 무슨 소리가 나올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내막을 들여다보면 모두 문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간단치 않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이 ‘소원’이라는 말 한마디에 대통령비서실 조직 8곳이 나섰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역시 언제 가동 중단하느냐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 비롯됐음이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김학의 사건 또한 “검경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규명하라”는 대통령 하명에 따라 시작된 사건이었다.

<김순덕 대기자 202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