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이 낙향해 친지들과 정자에 모여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한 사람이 말했다.
"아무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권세와 명예를 거머쥐었으니, 분통 터질 일 아닌가."
그러자 정약용이 그에게 말했다.
"사람은 함부로 품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 지나자 또 다른 이가 말했다.
“저 말은 짐도 지지 못하면서 풀과 콩만 축내는구나.”
그 말을 들은 정약용은 그에게도 말했다.
"짐승에게도 품평해선 안 됩니다."
그러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정약용에게 핀잔을 주며 말했다.
"자네와 함께 있을 때는 입을 꿰매고 혀를 묶어야겠네."
그의 말에 정약용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종일토록 품평해도 화낼 줄 모르는 것이 바로 이 바위인데 그러니 입을 묶어둘 필요는 없지요.”
그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정약용에게 물었다.
"바위는 화낼 줄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자유롭게 품평할 수 있는 것이오?"
그러자 정약용은 다시 대답했다.
"저는 저 바위를 보면서 칭찬만 하였습니다. 언제 모욕을 주거나 불손하게 말한 적이 있었습니까."
다산 정약용은 이 말로 참된 품평은 칭찬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일화로 이 정자는 '바위마저도 칭찬해야 한다'는 의미의 품석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정약용은 이후 이런 말을 남겼다.
“남을 품평하는 것은 참으로 쓸모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을 평가하느라 많은 시간을 쓸데없이 허비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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