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환경재앙 아랄 해

3406 2020. 6. 22. 10:49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1kg의 면을 생산하려면 욕조 4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물(8500L)이 필요하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양 밖에 안 되는데도 말이다. 면 티셔츠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도 2700L의 물을 써야 한다. 이 정도면 한 사람이 3년 동안 식수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는 목화(면화)를 키우느라 사막화가 일어나고는 한다. 목화밭에 물을 대기 위해 강제로 물줄기를 돌리다 보니 강 하류 지역이 메마르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아랄 해이다.

아랄해는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있는 함수호(鹹水湖·염분이 많아 물맛이 짠 호수)이다. 그리스어로 '섬들의 바다'라는 뜻인데, 50년 전만 해도 면적이 남한의 절반이 넘었을 정도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아랄해가 점점 마르기 시작했다. 면화 재배를 위해 아랄해로 들어오던 두 개의 강(아무 다랴, 시를 다랴)을 다른 곳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면화 생산국이 됐지만, 아랄해는 이전의 10분의 1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호수가 사막화되면서 염분이 증가했고 아랄해는 '죽은 바다'로 변해갔다. 주변 경작지에서 들어온 비료와 농약은 호수를 더 오염시켰고, 아랄해에 살던 물고기를 거의 전멸시켰다.

바람이 불면 말라붙은 호수 바닥의 소금과 모래가 섞인 '소금 먼지'가 날려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정도가 됐다. 지난 3월에도, 위성사진에도 찍힐 정도로 대규모 모래폭풍이 아랄해 일대를 휩쓸었다.

요즘 들어 아랄해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구 최악의 환경재앙'이라 불리는 아랄해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17(6월)일은 세계 사막화방지의 날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배를 한 입에 삼키는 고기도 물이 없는 곳으로 나오면 작은 개미에게도 괴로움을 당한다. -장자(莊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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