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유태인의 현명함

3406 2020. 12. 21. 11:00

스페인 왕의 고문이었던 니콜라우스는 왕을 충동질하여 유태인을 탄압하려 했다. 왕은 에브라임 산초라 불리는 유태인 현자를 불렀다.

“우리 신앙과 그대의 신앙 중 어느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지 자네의 의견을 말해보게.” “저의 유태인들에게는 저희의 신앙이 좋습니다. 저희들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있었을 때, 하나님은 저희들을 그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하에게는 전하의 신앙이 더 좋을 것입니다. 전하의 신앙은 전하에게 지상의 권력을 약속해 주셨으니까요.” “나는 신앙 그 자체의 옳음을 물은 것이지, 신앙이 그 신자에게 무엇을 주었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네.” “저에게 삼 일 간의 여유를 주십시오. 그 동안 생각을 정리한 후에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

삼 일 후, 현자는 다시 왕 앞에 나타났다. 그의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왜 그렇게 근심 어린 얼굴을 하고 있나?”

왕과 신하들은 모두 모인 자리에서 유태의 현자는 입을 열었다.

“저는 오늘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릴 터이니 전하께서 심판을 해 주십시오. 꼭 한 달 전에 저의 이웃 사람이 멀리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그들에게 보석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형제가 제게 찾아와서 ‘이 보석은 어떤 것이냐?’

‘두 보석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 하면서 제게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대답을 했죠. ‘그 대답은 아버지에게 직접 들어라. 너희 아버지는 보석의 전문가여서 너희들의 물음에 정확하게 대답해 주실 거다’라고요. 그러나 이런 조언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무슨 그런 무성의한 대답을 하느냐?’면서 저에게 욕을 퍼붓고 때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왕이 말했다.

“그 자식이란 사람들이 그대에게 무례하게 행동을 했구먼. 그대는 잘못한 것이 없네. 그들을 불러다 벌을 내려야겠네.” 현자의 얼굴색이 밝아졌다.

“전하께서 하신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신하들께서도 똑똑히 잘 들으셨으리라 봅니다. 스페인 사람도, 유태인들도 양쪽 모두 보석을 가지고 있는데, 전하께서는 어느 쪽 보석이 더 좋으냐고 물으셨습니다. 제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학자를 보내시면 그 보석들이 어떻게 다른가를 대답해 주실 것입니다.”

왕은 자기의 고문인 니콜라우스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알겠는가? 유태인의 현명함을, 이 사람은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네 니콜라우스는 벌을 받아야겠네. 유태교 신자들을 중상했다는 것이 바로 그 죄목이야.”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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