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당신은 성공했습니까?

3406 2021. 3. 12. 11:01

(전략) 그러면 참 행복은 어떤 것인가. 천주교의 한 교황이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 들었다. 그는 인생의 정점인 죽음을 앞두고, ‘나는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행복했습니다.’라는 고백을 했던 것이다.

 

성공도 그렇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100리 길을 다 달려간 사람이 성공한 것이다. 게으른 사람은 성공이 무엇인지 모른다. 마라톤 경기를 시작했으면 목적했던 골인 선까지 도달해야 성공이 주어진다. 50리나 60리까지 달려간 사람은 참 성공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 대신 최선을 다해 달려간 사람은 실패도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 50의 가능성을 안고 태어난 사람이 70에 도달했다면 크게 성공한 사람이다. 주어진 90의 여건을 갖고 출발한 사람이 70선까지 갔다면 실패한 인생을 산 결과가 된다.

 

그렇다면 누가 참 성공 한 사람인가. 인생 전체를 최선을 다해 노력한 사람이다. 자신을 위해 산 사람은 30의 성공을 차지할지 모른다. 그러나 함께 최선을 다해 공동체의 기쁨을 나눈 사람은 60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과 성공을 베푼 사람은 90 이상의 성공을 찾아 누린다. 그런 사람에게 “당신은 성공했습니까?”라고 물으면 미소를 지으면서 “예, 나는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인생의 정점에서 본다면 성공한 사람에게는 행복이 주어지고 행복한 인생에는 그에 해당하는 보람이 있다. 그래서 행복과 성공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을 것이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 2021.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