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치권이 보이는 행태들은 욕을 먹더라도 국익을 위해 할 일은 한 예전 정치 지도자들과 너무 비교된다. 한·미 FTA의 경우 진보 좌파들이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고, 농업 기반은 붕괴되며, 공공 요금은 폭증하면서 민중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라고 반대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오직 국익만 보고 추진했다. 좌파들이 주장한 그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았고, 경제는 오히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4대강도 얼마나 반대가 심했나. ‘강이 죽는다’고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종교단체들까지 들고일어나지 않았던가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손해를 봤지만 강물은 풍요로워지고, 우리 사회에서 수재의연금이란 말을 사라지게 했다. YS는 자기편인 보수 진영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등록제를 실시했고, DJ 역시 좌파 진영에 불리한 공공 부문 인력 감축, 민영화 및 경쟁력 도입 등을 과감히 추진했다. 과거 정치권은 자기편의 유불리를 떠나 국익을 위해 헌신했고, 이러한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분들은 재정도 알뜰하게 운영했다. 재정 적자는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현 세대가 즐기는 만큼 정치인이라면 모두 좋아하는 메뉴인데 왜 그랬을까? 바보라서 그랬을까? 아니다. 언젠가 찾아올 위기에 대비한 것이다. YS는 정부 부채를 GDP 대비 5%대로 관리했고, 그 덕택에 DJ 정부는 외환 위기를 단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은 누군지 참 좋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재정을 건실하게 운영했고, 그 덕택에 MB 정부는 2008년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큰 고통 없이 넘길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말 여권의 재정 확대 요구에 불응하면서 건전 재정을 지켰고, 이것이 결국 오늘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지나고 보니 예전 정치 지도자들은 참 훌륭했다. 이에 반해 지금 정치권은 빚내서 돈 뿌리는 것 외에는 별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정치는 한 나라의 두뇌에 해당하는데 이러고는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국민도 이러한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 나라를 맡기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야권에서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 바람으로 낡은 정치권이 확 바뀌면서, 소명 의식 없이 정권에만 눈이 먼 정치인들이 퇴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내년 대선이 대한민국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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