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세 가지 거울

3406 2021. 6. 24. 10:01

당(唐)나라 태종을 처음부터 보좌했던 사람은 방현령, 두여회 두 사람이었다. 이 두 사람이 하나는 우승상, 하나는 좌승상으로 있을 때, 비서감 위징 또한 유능한 사람이었다. 위징이 어느 날 태종에게,

“제발 저로 하여금 어진 신하가 되도록 해 주십시오. 충신이 되는 것은 싫습니다.”라고 말했다.

“충신과 어진 신하가 어떻게 다른가?” 태종은 구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위징이 다시 여쭈었다.

“그러하옵니다. 후직이나 설이나 고도 같은 사람은 요 임금과 순 임금을 섬기어 임금과 신하가 화락하게 지냈고, 천하가 태평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진 신하올시다. 그와 반대로 관용달은 걸의 신하가 되고, 비간은 주의 신하가 되어 두 사람은 다 임금의 잘못을 간하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이 사람들은 충신이올시다. 그러므로 저는 충신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옵니다.”

위징이 어진 신하가 되고 싶다는 말은 천하가 태평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태종은 위징의 말을 듣고 대단히 마음에 흐믓해 했다.

이와 같은 위징이었지만 태종이 임금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큰 난리 끝에는 민심이 흩어져서 다스리기가 어렵다.”고 한탄하니까 위징이 말하기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큰 난리를 치르고 나면, 백성들이 모두 곤궁하니까 배고픈 자가 음식 탓을 하지 않는 것과 같아, 조그마한 은혜를 베풀어도 고맙게 여기어, 태평할 때의 백성보다 다스리기가 수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후에 위징이 죽었을 때 태종은 시신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리로서 거울을 삼으면 의관을 바로 잡고, 옛일로서 거울을 삼으면 흥망을 알 수 있고, 사람으로서 거울을 삼으면 성공과 실패를 알게 된다. 내 위징을 잃었으니 거울 하나를 잃었도다.”

(新唐書에서)

 

지혜롭게 살려면 세 가지 거울을 보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가지 거울만 보고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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