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北 미사일이 쏘아 올린 ‘전쟁이냐 평화냐’

3406 2022. 2. 22. 09:29

 

(전략)

핵과 미사일이 없는 우리로서는 지금 무슨 선택이 있는가? 그나마 선제 타격이라도 하자고 하면 ‘전쟁 도발’이라고 윽박지르고 정작 핵과 미사일을 가진 쪽에는 찍소리도 못하는 것이 저들이 말하는 평화인가? 핵은 핵으로써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을 우리는 오늘날 강대국들 간의 대치에서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핵도 미사일도 없다. 그나마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국내의 이런 치졸한 대립상(像)이 없다.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핵과 미사일을 가진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전쟁과 평화’의 국면에서 한국에는 세 가지 옵션만이 있다. 첫째는 우리도 핵을 갖는 것이다. 불행히도 우방인 미국까지도 우리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가능성은 아주 낮다. 둘째는 핵 없는 처지에서 선제 타격 능력이라도 키우는 것이다. 민주당(이재명 후보)은 그나마도 전쟁광(狂)으로 매도하고 있다. 셋째는 우방과의 유대를 공고화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막강한 러시아 군사력과 맞서 있는 것은 자유와 인권과 민주를 열망하는 국민적 결속과 그들을 지원하는 미국 등 나토 국가들의 굳건한 단합력 덕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유대 강화는커녕 동맹의 우군(友軍)마저 지리멸렬해지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동맹 파기, 주한 미군 철수 주장까지 나오고 있고 정권은 온통 친북·친중 세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3·9 대선을 맞는다. 우리는 지금 누구를 뽑느냐에 열중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가 어디로 가느냐는 방향이다. 이번 대선의 핵심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아니라 나라의 정체를 보존하려면 어떤 체제를 선택해야 하는가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djkim@chosun.com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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