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노르웨이가 어떻게 겨울올림픽을 지배했는가‘란 타이틀로 워싱턴포스트, NPR 등 외신들이 금메달 비결을 조명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반도 북서부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인구는 약 550만명으로, 경기도 인구(1350만)의 절반도 안된다. 올림픽 선수단 규모는 미국(223명)의 절반이 안되는 99명이다. 노르웨이는 비슷한 기후의 북유럽 국가들도 앞지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르웨이는 눈이 많이 내려 겨울 스포츠 훈련에 유리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키를 좋아하고 스키점프를 즐겼다.
워싱턴포스트는 한 마디로 “성공을 걱정하지 않아 성공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노르웨이는 유소년 스포츠에서 스코어보드를 없앴다는 사실은 4년 전 평창올림픽 때도 화제가 됐다. 노르웨이에서는 13세까지는 점수를 기록하지 않고 순위도 매기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스포츠를 통해 재미를 느낀다. 서로 경쟁보다는 격려하다보니 팀워크도 좋다.
무엇보다도 운동선수의 건강을 가장 중시한다. 메달리스트에 금전적인 보상도 안 한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싱가포르는 8억8000만원, 우리나라는 6300만원을 주는데, 노르웨이는 ‘0원’이다. 잘못된 동기부여나 과몰입을 막기 위함이다.
스키 프리스타일 남자 빅에어 금메달리스트 비르크 루드는 지난 4월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결과보다는 스포츠 자체를 사랑한다. 메달을 위해 스키를 시작한 건 아니며, 내가 스키를 사랑해서 스키를 시작했다는 걸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했다. 팀동료인 퍼디낸드 달은 ‘북유럽에서 겨울스포츠는 어릴 적부터 삶의 큰 부분’이라면서 “노르웨이에는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재미가 기본 원동력이며, 많은 노력과 헌신도 필요하다”고 했다.
바이애슬론 남자 계주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한 샤스타드 크리스티안센은 역설적으로 ‘성공을 우선시 하지 않는 노르웨이식 성공 시스템’을 얘기했다. 그는 “우리 시스템은 스포츠와 함께 즐거움과 행복을 더하고, 무엇보다도 건강해지는 것을 중시한다. 우리는 매일 즐기고 있다”고 했다.
NPR에 따르면 북유럽에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이 인기 있다 보니 TV 중계는 물론 후원도 뒤따른다. 노르웨이는 국가 복권으로 올림픽 선수 개발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한다. 스포츠 과학자와 스페셜 코치 등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췄다. 미국 관계자도 노르웨이처럼 풀뿌리 겨울스포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린 기자 중앙일보 202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