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대인은 유월절이 되면 ‘아니 마아민’이란 노래를 부른다. 히브리어로 ‘나는 믿는 다’는 뜻인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반드시 나를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그런데 유대인은 동료들이 가스실로 끌려가 죽는 모습을 보며 다음 절을 이렇게 불렀다.
“그런데 때때로 그 메시아는 너무 늦게 오신다.”
수용소의 젊은 유대인 의사는 이 노래 부르기를 거절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깊이 잠든 밤 중 홀로 일어나 강제노역 때 주운 유리 조각으로 피가 나도록 면도했다. 아침이면 나치 병사가 찾아와 가스실로 데려갈 수감자를 찾았지만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깨끗한 용모에서 강렬한 삶의 의지가 보여 죽이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아니 마아민’의 노래를 이렇게 고쳐 불렀다.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반드시 나를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 서둘러 믿음을 포기한다.”
훗날 공개된 그의 일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통 속에서 죽음을 택하는 것은 가장 쉽고 나태한 방법이다.
죽음 앞에서 살아보려는 부활의 의지, 이것이 새로운 창조다.”
오늘 우리는 인생의 결론을 너무 쉽게 내리고 있지는 않는가.
박성규 목사(부산 부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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