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머리가 둘 달린 뱀

3406 2022. 9. 15. 10:39

옛날 중국 춘추 전국 시대에 손숙오라는 사람이 살았다. 손숙오가 어렸을 때 일이다. 밖에 나갔다가 들어온 손숙오는 큰 걱정을 하면서 밥을 먹지 않았다.

"얘야, 너 무슨 고민거리가 있느냐? 왜 한숨을 쉬면서 밥을 먹지 않느냐?"

"예, 오늘 제가 길을 가다가 머리가 둘 달린 뱀을 보았습니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말에 양두사(兩頭蛇)를 보면 그 사람은 며칠 못가서 죽는다고 했으니, 이제 곧 죽을 것입니다. 그래서 근심 걱정이 되어서 밥이 먹히지 않습니다."

 

이러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가 물었다. "그럼 그 양두사가 지금 어디 있느냐?"

"예, 저는 죽을망정 다른 사람까지 뱀을 보고 죽게 할 수는 없어서 돌로 처 죽여서 땅에 깊이 묻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아들을 끌어안으면서 말하였다.

 

"아가, 걱정 말아라. 너는 결코 죽지 않는다. 네가 그냥 양두사를 두었다면 며칠 못산다고 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을 살리려고 그 못된 뱀을 잡아 죽였으니 너는 음덕(蔭德)을 쌓은 것이다. 좋은 일을 하였는데 어찌 죽겠느냐? 하늘이 복을 내려 너를 살려 줄뿐더러 앞으로 크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 무서운 뱀을 잡아 죽이다니 참 장한 일을 하였다. 이제 안심하여라."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손숙오를 칭찬하였다.

 

이 손숙오는 후에 초나라 재상이 되었다고 한다.

(옮겨온 글)